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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 후 공공기관에 취업

 박사학위 후 공공기관에 취업

채용공고_바라보는_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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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를 받고 이제 연구실을 떠나야할 시기가 되면서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벗어난다는 기쁨과 동시에 어디로 가야할지 상당한 었습니다. 학위를다 전에는 “국내에 정규직 연구원으로 자리를 못 잡으면, 까짓거 외국으로 나가지” 했었는데, 막상 졸업과 동시에 또다시 불확실한 미래에 도박을 해야하는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국내의 정부출연기관 및 공공기관의 연구직에 기회가 닿으면 무조건 다 지원해보고, 안되면 우선 1~2년 국내에서 조금 다른 연구분야에 경력을 쌓고 외국기관에 지원할 생각이었다. 근데, 졸업하고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내 전공과 관련한 출연연구원은 채용이 완전 막혀있는지, 2차례나 채용 공고가 나와야할 시기에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때문에 정규직은 커녕 계약직 연구원도 뽑는게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지금까지 시험보고 면접을 치룬 기관은 전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으로 분류된 곳이었다. (그러고보니 사기업에는 전공이 완전 다르지만 추천 전형으로 면접을 보았던 S사 말곤 지원조차 안했다.)

오랜 기간 학위를 위한 공부나 연구만 해왔으니, 취업을 위한 준비가 하나도 되어있지 않았다. 그리고 졸업과 동시에 블라인드 채용이 이슈가 되어버렸다. 별거 아니겠거니 하고 들어갔던 면접에서 생각도 못했던 질문을 받고 당황했었는데, 알고 봤더니 가장 흔한 면접 질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을 겪기도 했었다. 대충 SSAT랑 비슷하겠지 생각하고 들어갔던 NCS 시험에서는 “뭐 이딴 문제가 있어?”라는 생각하며 시간 배분도 못하였다. 논술 시험에서 어떻게 만회해보겠다고 아는 지식을 다 쓰려다보니 이것 역시 시간 배분을 전혀 하질 못하고 글을 완성도 못하고 끝나버렸었다.

몇 번의 실패를 겪다보니 학위랑 연구경력만 믿을게 아니라 취업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마지막 면접 전형까지 통과한 지금 시점에서 경험을 기반해서 블라인드 채용을 준비했던 기록을 남겨볼까 한다.


지원서 작성

블라인드 채용에서는 그리 적을 부분이 없고 관련 수강과목 이런것들은 다들 잘 알아서 쓸 테니, 경력/역량 기술서 파트만 이야기 하려한다.

관련 경력/역량을 작성을 할 때면 우선 내가 지원하는 분야의 직무기술서를 읽고 연관성 있는 연구 경력를 앞으로 연관성이 낮은 연구경력은 뒤로 보내어 최대한 보기 쉽게 연구경력을 개조식으로 작성하였다. 예를 들면,

# ~ 시스템 개발

  • ~을 목적으로한 ~개발 프로젝트 참여 (년도, SCI논문 1저자 or 공저자, 국제학회 구두발표 1회)
  • ~을 위한 ~ 시스템 개발 (년도, SCI논문 1저자 or 공저자, 국제학회 포스터발표 1회)

# ~ 실험 검증

  • ~을 목적으로한 ~실험 참여 (년도, 해외전문학술지 1저자 or 공저자, 국내학회 구두발표 1회)

위와 같이 내 경력을 크게 나누고 그 밑에 세분화하여 연구 경력을 최대한 보기 쉽게 기술하였다. 이런 식으로 작성해도 금방 글자수 제한만큼 되는데, 글자수 제한이 넉넉하다면 내가 그 프로젝트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 “수행업무”를 추가하면 정말 부족함 없이 작성이 가능해진다. 어쩌면 내 이력이 남들이 보면 “대체 뭐하는 녀석이야?” 할만큼 일관성 없이 이곳저곳에 많이 발을 담근 것도 있고, 박사학위과정을 남들보다 2~3년 더 길게 해서 쓸 내용이 많았는지도 모른다. 어찌되었든 최대한 관련한 내용부터 보기 편하게 개요식으로 정리한다.

블라인드 채용이니, 경력에서 내 출신 학교가 나타날만한 직접적인 단어는 피하도록 한다. 참고로, 출신학교가 아닌 다른 대학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게 되더라도 지원서에는 그냥 “대학교”라고만 표기하게 된다.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 파트에서는 공공기관/공기업이 죄다 질문이 비슷하다. 갈등해결이나 문제해결, 협동심 등의 사례를 물어보는게 많은데 원하는 기관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의 자기소개서를 검색해보면 질문이 거의 비슷하니 미리 여러 질문에 대한 자기소개서를 준비해놓는게 수월할 것이다. 질문이 조금은 다르더라도 질문의 핵심은 거의 비슷하니 작성해놓으면 어디든 써먹을 수 있다. 다만, 내 경우에는 모든 자기소개서 질문에 대해서 연구경력과 관련한 경험을 써넣었다. 물론 여기서는 연구경력이 지원 분야랑 정확히 일치시키기는 어려우므로 그냥 그동안의 연구경험 중에서 있었던 일을 중심으로 했다.

마냥 자기소개서의 질문을 바라보며 글을 바로 쓰지 말고, 연습장 한장에 내 자신과 관련한 키워드 (연구 분야, 프로젝트명, 기술, 에피소드 등등)들을 생각나는대로 다 적어보고, 각기 키워드들을 문제해결, 갈등해결 등과 연결지었다. 자신과 관련한 키워드는 나중에라도 언제든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추가해놓는게 나중에 원서 쓸때 편하다. 이런 방법은 실은 10년전 학부생때 S전자나 L전자 등의 원서를 쓸 때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방법이지만 (학부생 때는 연구경력보단 동아리 활동같은게 키워드였지만..), 글을 쓰는데 있어서 매우 수월해진다.


NCS 직무적성시험

내게 가장 스트레스 받았던 부분이다. 인성검사야 전혀 시간이 모자를 이유는 없다. 하지만 직무적성 시험은 언제나 시간이 부족할거다. 가끔 후배들에게 농담처럼 “학부생때 밤새 WOW게임하고 바로 SSAT시험 봤는데 붙더라”라고 내 경험을 이야기 하곤 했었는데, 그 때는 내 머리가 그런 문제를 빨리 풀 수 있었나보다. 대학원에 들어가서 종이와 펜으로 계산하는게 아니라 프로그래밍해서 계산을 하다보니 시험지를 보며 문제풀이하는 속도가 엄청 느려진다.

내가 권하고 싶은 방법은 시중에 나와있는 NCS 문제집 한 권정도만 풀어보면 될 것 같다. 한권 풀어보는데 1주일이면 충분하다. 그렇다고 그 한권을 엄청 파서 공부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냥 문제 유형을 익히라는 것이다. 문제 유형에 따라 문제 보기를 먼저 살피면서 최단의 방법으로 답을 찾아야하는 유형이 몇개 있다. 또한 문제에 따라서 숫자 반올림해서 대강 계산하는 것으로 답이 안나오는, 시간이 무척 소요되는 녀석이 있다. 이런 녀석들을 한 차례 문제집을 풀다보면 “이것은 바로 보기에서 답을 거르자”, “이 문제에 시간 소요가 많이 될 것 같으니 바로 다음 문제로 넘어가자” 등의 생각이 든다. 이런 감만 있으면 충분할 것 같다.

실제로 두 번의 직무적성시험을 보았는데, 언제나 시간이 모자랐다. 내가 치룬 시험의 경우 문제를 절반도 못 푼 파트가 여럿 있었다. 확실한 답만 적자. 직무적성시험지 앞에 안내문을 읽으면 “오답시 감점”이라고 적혀있다. 찍어봐야 불이익이다. 예를 들어 5개의 보기 중에 정답은 +4점, 오답은 -1점이라 가정해보자. 이렇게 정답과 오답의 점수차가 큰 경우에도 찍었을때 기대값은 0점이다. 정답의 배점이 더 낮고 오답의 감점이 더 크다면 찍어봐야 손해인 구조이다. 내가 어렵다고 느끼면 남들도 어렵다. 못 푼 문제는 찍지말고 빈칸으로 남기자.

중요한 것은 직무적성시험의 경우, pass or fail인 경우가 있다.  Pass or fail인 경우, 점수가 높다고 좋은게 아니라 통과만 하면 점수는 반영되지 않는 부분이다. 모든 공공기관/공기업이 다 그렇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알리오의 공공기관 공시에 가서 내규의 채용규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상당수 기관이 내규에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경우에 따라 정말 자세한 규정을 공개한 기관도 있다. 내가 직무적성시험에 통과했던 기관의 경우, 인성과 직무적성을 통과했으면, 논술 점수 60점 이상인 지원자들 중, 1차 서류 점수와 논술 점수 합계 상위 득점자부터 배수 규정에 따라 다음 전형으로 넘어갔었다.  직무적성시험은 통과만 하면 되는 것이고 다 풀라고 만들어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풀수 있는 것만 시간내에 풀어내면 된다.

여담이지만, 알리오의 공공기관 공시-내규에서 채용규정 및 업무분장 등등 내규를 살펴봐야 한다. 내가 지원하는 기관에 대한 정보를 얻는 방법이다.


NCS 논술 시험

내가 지원한 분야는 늘 연구직이라서 논술 시험을 보았는데, 행정이나 학부 졸업생들이 지원하는 분야는 따로 전공시험이 있는 듯 싶다. 아무튼 논술 시험을 조금 이야기 하자면, 이것도 짧은 시간 내에 글을 완성하는 것에 초점을 두자. 두 번의 논술 시험을 보았는데, 두 번다 2개의 문제가 나왔다. 하나에 All-in하는 구조가 아니다. 2개의 문제에 대해 전부 답해야한다. 논술 시험 시간은 기관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1시간~1시간 30분인 듯 하다.  길면 길지만 짧으면 무척 짧은 시간이다. 내 경우 1시간 시험에 60점 문제 40분, 40점 문제 20분을 생각하고 글을 썼다. (채용 규정에 논술을 60점 이상 받은 자들에서 배수 커트라인이라고 되어있었으니, 60점짜리 한문제 풀어서는 절대 통과 못한다.)

짧은 시간에 무조건 하나의 완성된 글을 쓰기 위해서 우선 글의 분량을 처음부터 염두해두었었다. 서론 5줄, 본론 15줄 (문제원인 5줄, 해결책I-5줄, 해결책II-5줄), 결론 5줄을 한시간 분량으로 생각하고 가능한 군더더기 없이 글을 쓸 생각을 하였다. 결국 60점 배점의 문제를 27줄을 썼고, 40점 배점의 문제는 크게 두 단락 10줄을 좀 넘게 썼다. 낮은 배점의 문제는 서론/결론을 생략하고 그냥 본론만 썼다고 보면 된다.  짧은 것 같지만 짧지만은 않다. 내 전문 파트의 지식을 뽐내려다 글을 완성하지 못하는 것보다, 글의 살을 붙이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한편의 글을 완성시키는데 목표를 두었다. 실은 답안을 작성하고 10분 좀 안되게 시간이 남았었는데, 아쉬운 부분 한두줄 고치는 것 말고는 더 이상 글을 추가하진 않았다. 이유는 이미 한편의 글을 완성했는데, 억지로 내용을 더 넣으려다간 글이 난잡해질 것 같았다.

내 경우 배점 높은 문제는 여러 페이지의 지문을 보고, 일종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였는데 (요약 보고서는 아니다), 연구재단 과제제안서/결과보고서나 기술보고서를 써봤으면, 개요에 대한 고민은 그리 필요하지 않았었다. 보고서 작성이라서 개조식이 좀 들어갔었는데, 논설문이었다면 27줄을 40분만에 쓰는 것은 빠듯하였을 싶다.

툭하면 이곳저곳 고소하는 강모 변호사 (이전에 국회의원직을 걸었다가 국회의원을 접은) 의 블로그에 가면 여러 공기업 논술 답안들이 있다. 대충 한번 훑어보면 어느 정도로 써야하는 지 감이 올 것이다. 내가 그 분의 도움을 받을 줄이야.. 세상일이란…


전공 면접

우선 공공기관/공기업의 경우 면접에 외부심사위원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꽤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내 지도교수님 또한 곳곳에 외부심사위원으로 들어가시는 분이라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작 채용하려는 해당 기관의 내부 위원은 발언권이 없거나, 채점 권한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외부심사위원은 그 풀(pool)이 있어서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와서 심사하긴 하지만, 실은 내 전공과 연구결과를 짧은 시간에 100 % 이해할 분들이 아니다. 무슨 말이냐면 발표 시간이라고 해봐야 5~15분이다. 15분이 주어져도 심사에 지친 심사위원들은 5분~10분만에 발표를 일찍 끝마쳐주기를 원하는 사람도 많고, 나의 연구를 이해하려고 모인 사람들이 아니라 채용 분야에 써먹을 애가 있는지 심사하러 온 사람들이다. 혹시나 외부심사위원들은 전문가가 아니냐는 오해를 할지 모르겠지만, 전문가들이 맞다. 하지만 세부전공이 다를 수 있다. 학회가서 발표해봐라. 같은 연구분과 사람들인데도, 그 짧은 발표시간에 조금이라도 세부적인 연구 파트가 달라지면 그저 모르는 것들 투성이다.

따라서 발표 자료는 내 연구를 이해시키는 방향으로 만들지 말자. 다른 기관에 심사위원으로 들어갔던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아무도 관심없다. 학회 발표도 아닌데 이해하려 하는 사람도 없으니, 발표 자료는 내가 했던 연구의 목적/내가 수행한 업무/결과(결과 내용이 아니라 논문 발표/학회발표/특허/프로그램등록 등 성과-논문의 경우 저자명은 넣으면 안된다. 블라인드!)로 짧게 요약해서 그림 자료와 함께 보이자. 그림 자료를 굳이 하나하나 설명할 것도 없다. 그래프를 넣었다면 그래프에 의미있는 데이터에 표시하고 한 마디 설명만 붙여라. 예를 들어 그래프에 가장 의미있는 점에 화살표 넣고 “~% 효율 증가” 한 마디만 넣으면, 굳이 설명 안해도 심사위원은 궁금하면 그래프 보고 “저런 의미가 있나보네”하고 넘어가면 되는 문제다. 심사위원이 내용이 궁금하면 어차피 질문할테니 내용 설명을 주구절절할 필요가 전혀없다. 목적/수행내용/결과 만 보여도 충분하다.

연구 성과를 보일때 지원 분야랑 일치하는 성과부터 비중있게 보이는게 좋다. 심사위원을 해봤던 분들의 말씀으로는, 가뜩이나 지원자들이 많아 지쳐있는데 발표를 시작하자마자 지원 분야와 어긋나는 내용으로 시작하면 얼른 이 지원자가 끝나고 다음 사람이 들어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내 경우에는 나에게 가장 비중이 높은 박사학위 논문 내용은 지원 분야와의 연관성이 낮아서 뒷편에 반페이지도 할예하지 않았다. 그보다 내가 지원한 분야와 가장 연관성이 높았던 일은 (실은 연구라기 보다 모기관의 요청으로 잠깐 도와줬던 일인데..) 가장 첫 페이지에 비중있게 보였주었다. 덕분에 수년전에 잠깐 했던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 일에 대해서 죽어라 질문을 받았다. 어쨌든 관심 유도를 성공한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내 경우에는 목적/수행/결과가 한페이지에 다 들어가 있다. 비중이 높은 것은 한 페이지에 한 프로젝트를 넣었고, 비중이 낮은 프로젝트는 (채용 부서의 업무 연관이 낮은 것) 한 페이지에 2, 3개씩 넣을만큼 목적/수행내용/결과는 최대한 핵심어 중심으로 줄였다.

블라인드 채용이다보니 면접 심사위원이 내게 설명하기로, 자신들도 지원자 번호 밖에 모르고, 지원서를 볼 권한도 없고, 발표 자료도 내가 들어온 순간 막 받아봤으니, 지원자의 전공, 경력 등 아무것도 몰라 무작정 질문으로 캐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엄청나게 공격적인 질문들이 나왔었다. 내 무지가 들어나는 순간이었다. 아는 것만, 경험한 것만 중심으로 답하고 그밖에 모르는 것은 바로 모른다고 답하였다. (세부전공이 조금 다른 질문임에도 박사인데 “모르겠습니다” 답변하는거 정말 슬퍼진다.) 괜히 모르는 것 답변하겠다고 시간 끌지도 말고, 심사윈원들 심기를 건드리지는 말자.

발표 제목은 생각보다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는게 여러 교수님들의 의견이지만, 경우에 따라 제목부터 사로잡는 지원자들이 있다고 한다. 내 경우, 전공이 좀 어긋나는 지원파트라고 생각되면 내 연구의 주요 키워드들을 나열했었다. 지원파트가 전공하고 좀 일치가 가능하다면, 직무기술서에 필요기술의 키워드들로 제목과 소제목으로 쓰기도 하였다. 물론 이 경우에는 발표 내용의 구성을 필요기술 키워드와 대강 일치시켜 구성하였다.

발표자료 초안이 만들어졌으면 지도교수님이나, 타기관 외부심사위원을 해보았던 아는 분들께 한번 검토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종종 지도교수님께 찾아가서 내 발표자료를 피드백 받았었다. 아무래도 심사위원을 이곳저곳에서 하셨던 분이니 짧은 시간 동안 발표자료를 보면서 많은 피드백을 해주신다. 예를 들어, “이 발표자료는 아예 눈에 띄지도 않아.”, “제목부터 뭐하자는 것인지 모르겠어”, “왜 연관성 없는게 여기 있어?”, “지원기관을 봤을땐, 이 연구가 가장 처음에 가야하지 않을까?”, “네 학위 논문은 아무도 관심도 없을걸. 빼던가 분량을 줄여.”,”시작이 어색해”, “끝나는 페이지에 뭐가 아쉬운 감이 들어”, “뭔가 많은 경험이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기억에 남지 않는 구성이야” 등등의 피드백이라도 취준생 입장에서는 엄청난 피드백이다. 생각보다 시간걸리는 일은 아니니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해보자.

발표자료를 인쇄해서 가게 되는 경우는 깔끔하게 제본집에서 컬러 레이져로 출력하고 링바인딩을 하자. 흑백으로 출력하고 스템플러로 귀퉁이를 찍어도 채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에게 “난 이렇게 준비하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보이는 것이다. 혹여나 발표시간이 짧아서 발표자료가 10페이지도 안되고, 링바인딩하기에 너무 양이 적으면 제본집에서 두꺼운 광택지 용지 (포스터 같은데 쓰이는) 용지에 인쇄해서 링바인딩하면 된다. 물론 비용은 몇 만원 깨진다. 하지만 채점 요인이 아닌 부분에서도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깔끔하고 준비된 인상을 보이는 것은 절대 나쁘지 않은 행위라 생각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면접시 외모/인상에 따라 점수가 달라지지 않느냐 하는 논란과 비슷한 문제일 수 있다. 점수의 요인이 아니라지만, 발표자료를 깔끔하게 준비해서 좋은 인상을 끌어내려는 의도임은 부인할 수 없다..)

참고로, 기업공시에서 내규/채용규정을 찾아봐라. 채점 기준표가 공개되어있는 기관도 있다.


토론 면접

토론 면접을 딱 한번 들어가봤다. 어쨌든 통과했으니, 이것도 경험을 남겨본다. 실은 사전에 토론 면접이라고 안내되긴 했는데, 정말 지원자들을 앉혀놓고 찬반 토론을 시킬지는 몰랐다. 같이 들어간 지원자들도 당황한 기색이 엿보였었고, 부랴부랴 들어가기 전에 휴대폰으로 이것저것 검색하는 모습이 보였었다. (안내문에 토론 면접 옆에 다른 단어가 들어가 있었는데, 다들 그 다른 단어에 집중했었나보다.. 나처럼..)

같이 토론 들어간 지원자들 중 내가 말수가 가장 적었었는데 통과한 것을 보아, 말을 많이 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닌 듯 싶다. 나와 반대되는 의견에 대해서 정말 인위적인 (일상 생활 토론에서 절대 쓰지도 않을 것 같은..) 리액션을 하는 분들때문에 좀 당황스러운 면접이기도 했다. (“~에 대해 말씀해주셨던 ~번호 지원자님의 의견에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번호 님께서 참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등의 멘트..?) 그냥 나는 내가 평소에 쓰지 않을 표현에 대해서는 아예 입에 담지도 않고, 정말 어디 회의 들어갔을때 하는 말투 그대로 해버렸다.

분명한 것은 내 입장에 대한 견해를 정확하게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솔직히 내 발언에서 보편적인 윤리관점과는 어긋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내게 주어진 찬반 견해에 일관성이 있다면 공격적인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나와 같은 편에서 주장을 해야하는 지원자 분은 상대편 지원자 의견을 포용하며 자기 주장을 하려고 하신 듯 싶은데, 듣고 있다보면 상대 주장과 같은 말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의 의견은 이게 아닌데, 10여분의 토론 흐름에서 방향을 잃고 자기가 취해야할 의견이 아닌 상대가 취야야할 의견을 “나는 관대하다”라는 식으로 받아드리고 있었다. 말을 많이 하고 어설프게 상대 의견을 존중하려다 내가 취할 의견을 일관성있게 지키지 못하면 안하는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내 의견을 주장할 때 반드시 그 의견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례를 들었다. 누구나 아는 사례를 들어서 내 의견을 뒷받침하였다. 막연하여 이게 옳다 틀리다 하는 주장보다 이러한 상황이 있었으니 이런게 맞지 않겠느냐 라는 식의 주장을 했었다. “과거 ~ 사례를 보면, ~ 정책을 도입했을때 ~의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 정책이 도입되 이후로 현재는 여러분들이 아시는 ~들과 같이 경쟁력있는 ~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 사례를 비추어볼 때, ~ 정책이 어쩌고~” 하는 식이다.

나는 토론 면접을 따로 준비해본적이 없으나, 토론 면접의 주제를 보아하니 내 지원기관과 연관된 이슈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 이슈에 대해서 평소에 간략하게나마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인성/임원/기타 면접

이건 마지막 면접까지 가서 떨어진 경험을 비추어 써야할 듯 싶다. 우선적으로 인성/임원 면접에서 나오는 일반적인 질문들의 답변은 모조리 준비해가자. 예를 들어, 자기소개, 자신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봐(자기소개랑 같지만), 지원동기, 왜 내가 채용되어야 하는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 5(10)년 후 나의 모습 (포부), 장점 및 단점 등등 일반적으로 나온다 싶은 질문들은 죄다 준비해놓자. 그것도 각각의 질문에 대해서 두가지 이상의 버전을 준비해놓는게 좋을 것 같다. 앞서 자기소개와 자신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라는 등 똑같은 질문을 다르게 할 때도 있기 때문에 여러 버전을 염두해둬라. 경우에 따라 자기소개나 지원동기 등의 질문들을 영어로 답해보라는 경험도 있었다. 영어로 답해보라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해서 좀 버벅이면서 답변을 했던 경험이 있다. 준비해두자.

기타 질문들, 업무상 상황을 주면서 어떻게 처리할거냐 하는 등의 질문은 일관성을 유지하려 노력했었고 어떻게든 그 답변의 이유를 설명하였다. 또한 지원 분야의 업무라든지 인재상, 경영목표 등등은 미리 홈페이지나 내규상의 업무분장을 확인해서 준비하는게 좋다.


마무리

박사 학위를 받고 난 직후,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 발표를 접하고 NCS 시험들을 보며 좌절감을 느꼈었다. 온갖 시련이 다 밀어닥치는 기분이었다고 할까? 더군다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발표덕에 가고 싶었던 기관들의 채용이 얼어붙어버린 듯한 기분을 받을 만큼 채용 공고가 나오질 않았다. 그나마 공고가 나온다고 해도 내 전공파트와 조금씩 어긋나는 분야만 공고가 나오고, 지원하는 곳마다 “전공이 좀 어긋나네요”라는 소리를 들어야했었다. (공학도 아닌 과학분야에서 박사학위 논문하고 실무 업무랑 일치할 수 있는 분야가 있기는 하나?) “저 기관에 이거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잖아”라고 깔봤던 기관에서도 떨어지는 경험을 겪다보니 정말 내가 쓸모없는 연구와 학위를 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여 좌절했었다. 하고 싶은 일만 하겠다고 하기에는 이제 부모님께 효도를 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어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도 들어 자꾸 주눅이 들어갔다. 간절하긴 간절했었나보다.  학위 후에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전까지 받아주셨던 지도교수님과,나를 박사후연구원으로 고용해주었던 교수님께서도 많은 배려를 해주셔서, 좀 더 집중해서 준비를 할 수 있었고, 결국에는 취업으로 바라던 기관 중 하나에 합격하였다. 혹시나 박사학위를 받고 나처럼 취업의 길로 마음 먹은 분들한테, 내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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